[AI 인사이트] 인공지능의 답은 통찰로 가는 길
ChatGPT가 발표되며 AI(인공지능)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초기의 폭발적인 관심과 경이로움, 그리고 두려움도 이제는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 같은 지나친 기대감, AI로 인해 사라져갈 직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AI가 만들어내는 실수에 대한 조롱도 이제는 보다 학습된 대중과 더욱 발전한 AI로 차분하게 이해되어가는 모습이다. AI가 미래의 중요 산업기술로, 국가간 치열한 경쟁의 아이템으로, 또는 개인의 생산성 향상의 유용한 도구라는 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지난주 미국 새 행정부가 스타게이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약 5000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미국 AI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보아도 그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AI는 배움에 대해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큰 잠재력으로 단기간에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간단하게는 학생들 숙제에서 ChatGPT의 사용에서부터 저명한 학술 저널 논문에서의 AI 사용 가능성까지 AI가 교육에 미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AI의 사용 여부보다는 어떻게 잘 활용하여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중심이 되고 있다. 직접적으론 학교 정규 교육에서 AI의 활용, 더욱 광범위하게는 삶 전체에서의 배움에 AI를 어떻게 적용할 지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칼럼을 통해 AI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려 한다. 먼저 AI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미국 교육부는 AI를 ‘automation based on associations’라고 정의한다. 즉, 연관성에 기반한 자동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설명되는 AI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정의가 현재 단계의 AI를 가장 간결하고 명확하게 기술한다고 생각한다. 컴퓨터가 대용량 데이터(현실 세계의 현상에 관한 기록 또는 컴퓨터에 저장된 전문 지식) 사이에서 유도된 연관성(즉, 현실 세계 현상 간의 관계, 패턴 또는 규칙)을 기반으로 인간처럼 추론(예측이나 결론을 도출)을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AI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오랜 기간 수집된 수많은 금융 거래 데이터를 통해 거래 패턴을 학습한 후 새로운 신용카드 거래가 사기인지를 추론하는 것, 다양하게 수집된 의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암진단을 하는 것 등이 전형적인 AI 활용 사례이다. 따라서 AI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은 현실 세계를 컴퓨터에 표현하는 데이터와, 연관성과 추론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이다. 여기에 일정 시간 안에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이 필요하다. 문제 해결의 핵심을 가지고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없으면 양질의 추론이 불가능하며, 좋은 데이터가 있어도 알고리즘에 따라 추론의 정확성이 달라질 수 있기에 알고리즘이 중요하다. 또한 현실적인 해법과 응용을 위해서는 신속한 처리가 요구되기에 하드웨어 역시 중요하다.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소유하고 있는 구글과 같은 큰 회사가 힘을 갖고, 작지만 뛰어난 알고리즘의 소프트웨어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OpenAI, 그리고 빠른 GPU 하드웨어로 단순간에 주식가치 세계 1위로 오른 엔비디어가 세계 AI 시장을 지배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이다. 이처럼 AI의 핵심은 데이터, 알고리즘,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 하드웨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이해와 더불어 중요한 점은 AI를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와 접근 방식이다. AI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 AI 시대의 배움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기술의 활용 방법뿐 아니라, 이를 통해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더 깊은 통찰을 얻는 능력이다. AI가 모든 답을 주는 시대가 아니라, AI와 함께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김선호 / USC 컴퓨터 과학자AI 인사이트 인공지능 통찰 대용량 데이터 컴퓨터 시스템 거래 패턴